경제 뉴스 브리핑
1. 일정
● 국내 증시 롯데하이마트, 호텔신라, 기업은행, 팬오션, 동아쏘시오홀딩스, 에스티팜, 산일전기, 엘앤에프 등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있다.
● 미국 증시 셰브런, 엑슨모빌 등 주요 기업의 3분기 실적 발표가 있다.
● 1일 드론과 로봇을 이용한 에듀테크 업체 에이럭스, 전자장비부품과 IT 부품 설루션을 전문으로 하는 탑런토탈솔루션이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한다.
2. 핫이슈
●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지정된 체코 원전 건설 계약이 일단 멈춰 섰다.
체코 반독점 규제당국이 경쟁사 이의 제기를 받아들여, 계약 체결을 보류했다.
● 종합편성채널 JTBC가 2026년과 2030년에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대회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가운데, KBS, MBC, SBS 등 지상파 방송사들로 이뤄진 한국방송협회가 보편적 시청권을 침해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3. ESG
● 현대차가 향후 20년간 국내 사업장에 재생에너지를 대량 공급받는 계약(PPA)을 체결했다.
현대차의 체코와 인도네시아 공장은 이미 재생에너지 100% 전환을 마쳤고, 미국, 인도, 튀르키예 사업장에서도 내년부터 모든 전력을 재생에너지로 조달할 계획이다.
4. 증시 UP&DOWN
● 삼성전자 주가가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으로 장중 6만 원 선을 회복했다가 59,200원에 마감했다.
31일 발표된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시장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9조1천800억 원을 기록했다.
5. 투자, 재테크
●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가계대출 중도상환해약금을 11월 한 달간 한시적으로 면제하고 나섰다.
해약금으로 얻을 수 있는 수익을 포기하면서까지 대출 상환을 독려해, 가계부채를 관리하려는 것이다.
6. 기업 소식
● 자본잠식으로 7개월간 주식 매매 거래가 정지됐던 태영건설이 상장 유지 처분을 받으며 코스피에 다시 나왔다.
10월 31일부터 매매 거래 정지는 해제 상태다.
● 세계 3대 화장품 회사 중 한 곳으로 꼽히는 ‘에스티 로더’의 CEO 경쟁이 일단락됐다.
새 CEO는 그룹 총괄 사장인 스테판 드 라 파베리로, 에스티 로더에는 2011년 입사했다.
직원이 내부 승진을 통해 CEO가 되자 경쟁상대였던 오너 3세, 제인 로더는 회사를 떠나기로 했다.
7. 산업, 시장 동향
● 3분기 카드사들의 순이익 성장률은 지난해 동기 대비 대체로 두 자릿수 이상이다.
카드사들은 비용을 절감하고 내부 운영을 효율화해서 낸 ‘불황형 흑자’라는 입장이다.
8. 글로벌 뉴스
● 유럽연합(EU)이 중국이 과도한 보조금으로 전기차 시장에 혼란을 가한다며 관련 조사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중국 전기차에 최고 45.3%의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중국은 해당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협상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9. 부동산
● 주택도시보증공사, HUG의 적자 폭이 확대되면서 내년부터 신규 전세보증보험 발급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르게 됐다.
전세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HUG가 우선적으로 돌려주고, 나중에 집주인에 청구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집주인으로부터 돌려받지 못한 전세금이 누적되며 적자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금융
대규모 ‘상품권깡’ 발각됐어요
상품권은 ‘불안한’ 현금이에요
대구 팔달신시장의 한 마늘가게에서 월평균 63억 원의 지류(종이) 온누리상품권 매출이 발생했다.
같은 시장에서 한 가족이 운영하는 다른 점포 두 곳에서도 월 매출 각각 73억 원, 55억 원이 나왔다.
이는 전국 온누리상품권 매출 1~3위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전국적으로 유명세가 있는 대전 성심당 본점의 온누리상품권 매출이 지류, 모바일, 카드 상품권을 모두 합쳐 3억 원 상당에 불과해 충분히 의심할 만한 매출 숫자다.
아니나 다를까 불법 ‘현금깡’ 거래를 중개한 브로커가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그 외에도 불법 유통이 의심되는 점포가 수십 곳에 달한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국정감사가 끝나는 대로 점검에 들어가겠다며 관리 부실을 사과했다.
온누리상품권은 중소벤처기업부에서 발행하는 상품권으로, 전국 전통시장과 지역상점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다.
소비 활성화를 위해 5~10% 할인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에 소비자에게 이익이다.
온누리상품권을 이용한 ‘불법 현금깡’은 이 할인율을 이용해 허위 거래로 상품권을 현금화하는 수법이다.
→ 브로커는 90만 원을 들여 온누리상품권 100만 원어치를 구매한다.
→ 브로커는 함께 ‘불법 현금깡’을 하기로 공모한 가게에서 서류상으로만 존재하는 허위 구매를 100만 원어치 하고, 온누리상품권을 건네준다.
→ 가게는 그 온누리상품권 100만 원어치를 지정된 금융기관에서 현금 100만 원으로 돌려받는다. (금융기관은 그 비용을 정부 혹은 지자체 예산으로 보전받는다. )
→ 가게는 브로커에게 현금 95만 원을 주고 5만 원을 가지면 (5:5 비율로 나눠 갖는 경우) 실제로 물건을 판 것이 없기 때문에 5만 원은 오롯이 이익이다.
→ 브로커 역시 처음에 온누리상품권을 구입한 90만 원을 제하고 5만 원의 이익을 챙기게 된다.
→ 이런 식으로 200억 원어치 온누리상품권 매출이 일어났다면, 할인율에 따라 브로커와 가게는 10억~20억의 부당 이익을 취하게 된다.
‘현금깡’ 자체는 회색지대에 있어, 불법이라고 못 박기 어렵지만 허위거래를 꾸며내는 것은 확실한 불법이다.
상품권은 할인 판매를 하는 대신 소비처를 지정해, 특정한 상품이나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발행된다.
그 과정에서 발행 주체의 돈이 어느 정도 새어나가게 되는 것이 상품권의 태생적인 한계다.
그러므로 발행주체의 자금력이 충분해야만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
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불거진 ‘상테크’ 문제도 같은 배경을 지니고 있다.
경제 정책
만기 전에 갚으면 돈 내야 한다?
금융위가 칼 빼 든 이유
내년부터 은행 대출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다.
주택담보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율은 현재 약 1.2~1.4%에서 0.6~0.7% 수준으로, 신용대출은 0.6~0.8%에서 0.4%까지 조정될 전망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을 만기 전에 갚을 때 은행에 내야 하는 수수료를 뜻한다.
고객이 만기 전에 돈을 갚으면, 은행 입장에서는 대출 이자로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이 사라지는 셈이다.
그에 대한 기회비용도 발생하고, 자금 운용 계획에도 차질이 생기고, 행정 처리를 위한 비용도 발생하기 때문에 고객에게 중도상환수수료를 부과해 손해를 어느 정도 만회하는 것이다.
문제는 중도상환수수료를 매기는 데 합리적이고 획일적인 기준이 부족했다는 점이다.
게다가 모바일로 가입하면 창구에서 대면으로 가입하는 것보다 모집비용이 훨씬 적게 드는데도 비대면과 대면 방식에 동일하게 수수료를 매겨, 합리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있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이 점을 문제로 봐왔다.
올해 7월에는 관련 법안 개정안을 의결해, 대출 중도상환 시 ‘은행에서 실제로 자금운용에 발생하는 손실 비용’을 계산해 수수료를 부과해야 한다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었다.
이 개정안이 시행되는 게 내년 1월부터다.
라떼극장
언제부터 김치를 사 먹었을까?
1960년대 후반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사람들은 일자리를 찾아 농어촌에서 도시로 몰려들었다.
도시로 막 올라온 사람들은 좁은 단칸방으로, 원래부터 도시에 살던 사람들은 대규모 인구를 수용하는 데 적합한 아파트로 서서히 옮겨 갔는데, 모두 김장에는 알맞지 않은 장소다.
김치가 정말 중요한 반찬이던 시절에는 평균 배추 50포기와 무 수십 개로 김치를 담갔다.
그런데 김장용 통배추는 한 포기에 2~3kg 정도 한다.
50포기만 한다고 해도 벌써 100~150kg이다.
그만한 배추를 다 절이기 위해 필요한 소금의 무게와 양도 만만치 않고, 여기에 고춧가루와 마늘 같은 기타 부재료까지 생각하면 엄청난 무게와 부피다.
시골이라면 마당에 배추며 무를 잔뜩 쌓아놓을 수 있고 동네 사람들이 다 함께 몰려들어서 일손을 나눌 수 있다.
하지만 도시에는 재료를 보관할 곳도 없을뿐더러, 그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일할 공간도 없다.
양을 줄여서라도 어떻게든 김장을 해보지만 이번에는 다른 차원의 문제가 생긴다.
11월이면 김장비닐, 고무장갑 같은 ‘김장폐기물’이 10톤 가까이 쏟아져 도시의 위생과 청결을 유지하기가 어려웠다.
그렇다 보니 1969년 서울시는 ‘서울 근교에 김장 공장을 만들어, 주부의 일손을 덜어주고 도시를 깨끗하게 만들겠다’라고 선언하기까지 했다.
1977년 기사를 보면 서울 시내에 기업화된 김치 공장이 여섯 군데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적은 수의 공장들이 7만 2천 톤, 약 150억 원어치의 김치를 공급했다.
그런데 8년 후인 1984년에는 기업화된 김치 공장이 전국적으로 500여 군데로 늘어났다.
1980년대 후반에는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이 열렸는데 이 국제적인 행사들이 김치 세계화의 발판이 되었다.
세계적인 규모의 행사를 맞아 우리나라 정부와 기업은 한국식품을 세계인의 기억에 남게 만들려고 최선을 다했다.
라면은 물론 불고기와 비빔밥, 그리고 당연히 김치도 포함됐다.
특히 정부는 김치 상품화 정책까지 실행했는데, 바로 이때 최초의 포장 김치 브랜드 ‘종가집’이 등장했다.
작전은 성공적이어서 이후 김치의 해외 수출은 크게 늘어났다.
두산이며 현대, 미원까지 발 벗고 나서 김치 상품화에 눈독을 들였는데 농협은 물론 중소기업들이 크게 반발했고, 김치는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돼 대기업이 진출할 수 없게 되었다.
물론 대기업 계열사들이 시장에 참여하긴 했지만, 해당 규제가 완전히 풀린 것은 2012년이다.
1990년대가 되자 대기업 계열사들이 생산한 상품 김치가 시장에 활발히 등장한다.
깔끔하고 편리하게 포장된 상품 김치를 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김치를 사 먹게 됐다.
김장 문제가 해소되자 이번엔 김치를 신선하게 보관하고 싶어 하는 열망이 커졌다.
김칫독을 묻을 마당이 없는 도시에서 사람들은 김치를 신선하게 보관하기 위해 무척 애를 썼다.
아이스박스에 넣어둔다든가, 플라스틱으로 김장독을 만든다든가, 스테인리스로 된 김치통에 신문지를 몇 겹으로 싼다든가 하는 방법이 동원되었고, 이 모든 보관물은 꼭 북쪽 베란다 햇빛이 안 드는 구석에 보관하거나 지하실에 두어야 한다는 사설이 매해 신문에 실렸다.
최초로 히트를 친 김치냉장고는 1995년 위니아에서 개발한 ‘딤채’다.
그전에도 1984년 금성(LG)과 1993년 삼성이 김칫독냉장고니 하는 김치 보관용 냉장고를 만들어 내놓았지만 어디까지나 김치통이 딸려 있고 보관공간만 좀 넓을 뿐이라 섬세한 온도 조절 같은 건 불가능했다.
사용해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1997년쯤 되자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고가의 김치냉장고가 하루에 1천 대씩 팔려나가기 시작했다.
김치냉장고 시장 규모는 이제 1조 7천억 원을 넘어서고 있다.
2023년 기준, 상품 김치 시장 규모는 2조 원에 가깝게 성장했다.
김치냉장고처럼 김치와 관련된 직·간접적 시장 규모를 다 합치면 수조 원에 달할 것이다.
김치 소비량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지만 김치 시장이 성장하는 이유는, 집에서 김치를 담가 먹던 사람들이 점점 더 상품 김치를 구매해 먹기 때문이다.
특히 ‘호텔김치’ 등 고가의 프리미엄 포장김치의 인기가 늘어나, 2021년 5370억 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2023년에는 6560억 원으로 2년 만에 22% 증가했다.
이렇게 프리미엄 시장이 커지고, K푸드의 인기에 따라 해외의 김치 소비도 나날이 늘어나고 있지만 정작 김치 무역수지는 적자다.
수출하는 김치보다 수입하는 김치가 더 많다는 건데, 김치를 가장 많이 소비하는 단체급식과 식당에서 대부분 저가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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